'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이라는 이름을 가진 롬복 옆의 작은 섬을, 저는 지금껏 다녀 본 섬들 중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인 곳으로 꼽습니다. 물론 개인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평가는 될 수 없지만, 저에겐 이곳이 예전부터 상상했던 열대남국의 아름다운 이미지와 가장 흡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길리 트라왕안'의 '길리(Gili)'는 롬복 말로, '작은 섬' 이라는 뜻이고, '트라왕안 (Trawangan)'은 '멀리보인다' 라는 뜻입니다. 즉, 롬복 섬에서 '멀리보이는 섬이다', 라는 말이죠.
지도에서 보듯이 '길리트라왕안'은 정말로 롬복 섬에서 '가장 멀리보이는' 섬입니다. 어떤 보트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조금 다릅니다.
보트를 타고 섬 근처에 다다르면 물 색깔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보트 뒤에 섬이 하나 보이죠? 저기가 바로 '길리 트라왕안' 섬이에요.
섬 안에는 각종 레스토랑과 숙박시설들과 같은 편의시설이 해변을 따라 멋지게 줄지어 있습니다. 작은 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편인데요, 대부분이 유럽과 호주에서 온 사람들이에요. 아쉽게도 한국에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라, 한국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답니다.
-----------------------------------------------------------------------------
이 섬 안에는 '없는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다른 곳에는 있는데, 이 곳에만 없는 것들이죠. 과연 어떤 것 들일까요?
+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단 한 대도 없습니다.
위 사진은 롬복 시내도로의 모습입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이 보이죠?
하지만, 롬복과 달리 '길리트라왕안' 내 에서는, 모터로 작동하는 어떠한 이동수단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럼, 이 섬 안에서는 어떻게 이동해야 할까요?
걸어다닙니다!
그냥 걷습니다!
섬 크기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걸어다니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걸어다니는 게 힘들다구요?
그럼, 자전거를 타면 됩니다. 자전거는 이 섬 안에서 가장 빠른 교통수단(?)입니다.
자전거를 못 탄다면, 마차를 이용하면 됩니다. 속도는 느리지만 이 곳에서 빠르게 다닐 일도 없고, 섬 크기도 작기 때문에 이동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길리 트라왕안'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약 800명 남짓 되는데, 섬 주변의 환경을 보호하고자 주민들이 스스로 이러한 규율을 만들고 지켜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이 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의 매연과 소음 따위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습니다.
'길리 트라왕안' 섬에 없는 것, 첫 번째는 바로 '자동차'와 '오토바이'였습니다.
------------------------------------------------------------------------------
계속해서, 또 어떤 것들이 이 섬안에 없을까요?
+ 개가 없습니다.
'길리 트라왕안' 섬에는 개가 단 한마리도 없습니다.
소, 양, 닭, 고양이 등, 웬만한 가축은 다 있지만 '개' 만큼은 한마리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고양이들이 많이 있는데요, 주민 말에 의하면 이 섬에 사람이 살기 이전부터 이미 많은 고양이들이 이 섬에서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길리 트라왕안'을, '고양이들의 섬'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곳의 고양이들은 다른 지역의 고양이들과 상당히 다릅니다.
고양이들이 이상하리만큼 사람을 잘 따라요. 이리 오라고 하면 오고, 사람 옆에 기대 잠이 들기도 합니다. 먹을 걸 주면 친구들을 데려오기도 하죠. 사람을 피하거나 경계하지 않고 오히려 반가워하는 것이 꼭 개 같다고 해야할까요? 메인 프로필 사진도 제 옆에서 웃고 있던 고양이를 찍은 거예요.
오랜 시간동안 이 섬안에서 고양이들과 사람들은 함께 공존해 왔습니다. 개 없이..
그래서 그런가, 이 곳에선 고양이를 괴롭히면 사람들이 싫어해요. 고양이는 사람들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겁니다. 적어도 이 섬에선 말이죠. 고양이들도 그걸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한 여행객이 개를 데리고 '길리 트라왕안' 섬에 들어왔다가, 큰 낭패를 봤다고 하는 일화는 이 섬에서 아주 유명합니다. 평소에 늠름했던 개가, 고양이들에게 둘러싸인 채 벌벌떨고 그랬다네요.
'길리 트라왕안' 섬에 없는 것, 두 번째는 바로 '개' 였습니다.
------------------------------------------------------------------------------
자, 마지막입니다. 이 섬엔 없습니다. 과연 어떤 것일까요?
경찰이 없습니다.
800명 정도의 주민이 사는(고양이도 함께) 이 섬 안에는 경찰이 없습니다. 작은 섬이고 인구도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은 옆집에 수저가 몇 개인지 밥그릇이 몇 개인지 다 아는 처지입니다. 이런 곳에서 범죄가 일어날 일은 거의 없죠. 경찰이 있어도 할 일이 없는 겁니다.
이 곳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가는 그대로 사회적(?) 매장을 당하게 마련입니다. 그런 이유로 애초에 나쁜 마음을 품을 수도 없겠지만, 결정적으로 이 곳 사람들은 무척이나 착하고 여유롭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경찰이 없는대신 마을공동체에서 규칙을 만들고 주민들은 자신들이 만든 그 규칙에 충실히 따릅니다. 섬 안에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이동을 금지한 것도 바로 이 마을공동체에서 만든 규칙이구요.
소매치기도 없고 도둑도 없고 사기꾼도 없는 이 곳. 경찰이 있을 이유가 없죠.
'길리 트라왕안' 섬에 없는 것, 세 번째는 바로 '경찰'이었습니다.
-----------------------------------------------------------------------------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없고, 개가 없고, 경찰이 없는 섬, '길리 트라왕안'.
그 곳에서 보내는 하루는 과연 어떨까요?
'롬복 > 이곳저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길리메노 둘러보기 (0) | 2008/07/20 |
|---|---|
| 그 섬에 없는 세 가지 (16) | 2008/06/24 |
| 바뚜보롱 힌두사원 - 그래도 돈은 벌어야 한다 (6) | 2008/06/17 |
| 스코통 비치 - 라면 먹고 낮잠자기 좋은 해변 (8) | 2008/06/11 |


